‘지옥에서 온 판사’는 SBS 금토드라마이다. 조이수 극본, 박진표 연출. 지난 9월 21일부터 시작했다. 기획의도에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선악공존 사이다 액션 판타지’라고 한다.
강빛나(박신혜 분)는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에 동차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석 졸업한 초엘리트이자 눈부신 미모의 소유자이다. 완벽한 스펙과 외모를 가진 그녀는 서울중부지법의 판사였다. 어느 날 강빛나는 공원에서 칼에 찔려 살해되었다.
강빛나는 살인 지옥으로 떨어졌다. 강빛나는 살인지옥에 온 게 억울하다고 했다. 죄인 분류 시스템의 오류라고 했다. 그렇거나 말거나 살인지옥 재판관 유스티티나(오나라 분)는 강빛나에게 살인지옥(게헨나)의 낙인을 찍었다.
지옥의 서열 1위 바엘(신성록 분)은 유스티티나의 오판에 노발대발 했다. 바엘은 유스티티나에게 강빛나의 몸으로 인간 세상에 가서 살인지옥에 올 사람 10명을 보내라고 했다. 강빛나는 서울중부지법 형사18부 판사로 다시 왔다.
강빛나 앞에 한다온(김재영 분)이 왔다. 한다온은 경찰인데 범인 잡는 과정에서 범인이 한다온에게 맞았다고 고소했다. 검사는 경찰 한다온의 과잉 진압을 지적했다. 한다온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전치 2주 진단서를 제출했다.
이를 본 강빛나는 “드러눕기만 해도 끊어준다는 전치 2주 진단서? 다친 김에 굶어 죽지, 고소는 왜 했대"라고 비꼬았다. 검사는 말씀이 지나치다고 했다.
그러자 강빛나는 "경찰이 철갑 두른 소나무도 아니고, 칼 들고 달려드는 새끼한테 그럼 뭐 어떻게 했어야 한단 말이냐? 칼 맞고 국립현충원에 묻혔어야 했냐"라고 받아쳤다. 강빛나는 “이게 과잉 진압이면 검사님도 과잉 기소한 거죠?”라며 짜증을 냈다.
그러자 검사가 예를 지켜달라고 했다. 강빛나는 "여기가 청학동이냐. 예의는 무슨"이라고 응수하며 한다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렇잖아도 여러 가지로 분통 터지는 일이 많은 시청자 입장에서는 강빛나의 판결에 백번 박수 칠 일이다.
한다온은 강빛나에게 옛날이야기를 하면서 세 사람을 죽였다고 했다. 강빛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한다온을 칼로 찔러 죽였다. 그러자 바엘은 강빛나가 한다온을 죽인 것 또한 실수라며 살인자 10명을 더 추가했다. 그러니까 악마 판사 강빛나는 살인 죄인 20명을 지옥으로 보내야 했다.
차민정(박정연 분)은 문정준(장도하 분)에게 데이트 폭력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강빛나는 문정준을 벌금형으로 풀어 주었다. 한다온은 울분을 참지 못했으나 강빛나는 나쁜 놈 문정준을 처단하기 위해서였다. 강빛나는 문정준이 나쁜 놈임을 알았기에 지옥으로 보내기 위해서 일부러 풀어준 것이고 문정준의 이마에 게헨나(geenna) 낙인을 찍어 지옥으로 보냈다.
*게헨나(Gehenna) : ‘힌놈의 골짜기’란 뜻의 ‘게 힌놈’을 헬라어로 음역한 말. 예루살렘 서쪽에서 남쪽으로 걸쳐 있는 골짜기. 이곳에서는 자녀를 불에 태워 희생 제물로 드리는 인신 제사, 곧 몰렉 숭배가 성행했는데, 유다 왕 아하스와 므낫세는 자기 아들들을 몰렉에게 희생 제물로 바치기도 하였다.
항상 우상 숭배로 인한 역한 냄새가 나는 이곳을 구약 시대 이후 유대의 묵시문학에서는 지옥의 입구, 혹은 지옥 자체로 불렸으며, 신약성경에서는 ‘지옥’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었다.
드라마에서는 강빛나가 살인 죄인의 이마에 ‘게헨나 Ge(h)enna’의 낙인을 찍어 지옥으로 보냈다.
강빛나는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로 기소된 장순희(남능미 분)의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로 등장했다. 할머니 장순희는 사고로 죽은 아들의 아들 즉 손자 유지호(양희상 분)를 며느리 배자영(임세주 분)으로부터 데려온 후 재판을 벌이게 된다.
배자영은 유지호가 자신의 아들인데 할머니가 죽은 아들 유현수의 보험금을 노리고 손자 유지호를 뺏어 갔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에 장순희는 격분하며 저년이 내 아들 잡아먹고 내 손자까지 죽이려고 한다며 노발대발했다. “네년이 전 남편도 보험금 때문에 죽였잖아.”
강빛나의 눈이 반짝였다. 배자영이 전 남편을 죽였어? 강빛나는 휴대폰 거울에 이름을 쓰면 과거를 볼 수 있었다.
배자영은 남편 유현수와 아들 유지호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절벽 아래 강물에 빠졌다. 배자영과 유지호는 차 지붕으로 빠져나왔으나 남편 유현수는 안전펠트가 풀리지 않고 차문도 열리지 않아서 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경찰에서도 배자영이 남편 유현수를 죽였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다. 유현수의 사망 보험금은 30억이었다. 배자영이 18억이고 유지호가 12억이었다. 배자영은 할머니 장순희가 유지호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이를 뺏어 갔다는 것이다.
강빛나는 장순희에게 기소유예를 내리고, 구만도(김인권 분)에게 배자영을 잡아 오라고 했다.
배자영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강빛나의 '눈눈이이'(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응징이 시작되었다. 우리사회에서는 사적인 징벌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법이 과연 올바르다고 할 수 있느냐, 사람들은 법의 심판에 울분을 터뜨리며 이럴 바엔 차라리 AI 판사가 낫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판타지이자 코미디같은 드라마다. 강빛나가 '눈눈이이'로 죄인을 응징하자 사람들은 강빛나의 '눈눈이이'에게 열광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함무라비 법전’에서 유래한다. 함무라비 법전(Code of Hammurabi)은 고대 바빌로니아 제1왕조의 제6대 왕인 함무라비왕이 BC 1750년경에 제정한 법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문법이다.
배자영은 강빛나의 고문에 견디다 못해 솔직하게 다 말하면 보내주겠다는 강빛나의 말에 전 남편과 현 남편까지 보험금을 받으려고 자신이 모두 죽였음을 실토했다. 강빛나가 배자영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보내주겠다고 한 말은 지옥으로 보내 주겠다는 말이었다.
강빛나 : “전 남편은 왜 죽였나?”
배자영 : “전 남편은 가진 건 돈밖에 없었어요. 얼굴을 마주하는 게 역겨웠지만 유산을 받으려고 참았어요.”
그러나 남편이 죽으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배자영은 남편에게 독약을 먹였으나 남편은 쉽게 죽지 않았다. 그런데 배자영이 알아보니 실명을 하면 보험금이 많다고 했다.
배자영 : “이왕 죽일 거 돈이나 더 뽑아먹자 싶었어요.”
강빛나 :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배자영 : “실명하면 1억 2천을 더 준다고 하더라고요.”
배자영은 주사기에 약물을 넣어 잠든 남편의 눈에 넣었다.
배자영 : "그 다음부터는 어렵지 않았어요.“
남편이 등산을 좋아했기에 실명한 남편과 같이 등산을 갔다. 남편을 절벽위에 데려다 놓고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했다.
배자영 : “사진을 찍다가 휴대폰을 떨어뜨렸어요. 남편이 다가오자 그대로 밀었어요. 경찰들도 멍청한 게 제가 교사라니까 제 말을 그대로 믿더라고요.”
강빛나 : “그런데 지호는 왜 데리고 왔냐?”
배자영 : “그래야 제가 의심을 안 받죠. 지호는 제가 키울 생각이었어요.”
배자영이 유지호를 키우려는 게 아니라 유지호도 죽여서 지호가 가진 보험금까지 가로챌 생각이었다. 배자영은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유지호에게 건네고 장순희가 잠이 들자 유지호를 불러냈다. 배자영은 베개놀이 이제 지겹지 우리 다른 놀이하자며 지호를 욕조 안에 밀어 넣었다.
그때 구만도가 배자영에게 전화를 해서 불러냈다. 배자영이 나간 틈에 달아난 유지호는 한다온에게 전화를 했다. “아저씨 저좀 살려 주세요.”
강빛나 : “죄인 배자영은 자신의 죄를 인정합니까?”
배자영 : “무슨 죄?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래? 그러고도 당신 판사야?”
과거 거울로 배자영의 악행을 다 본 강빛나는 배자영을 물속으로 데려갔다. 그날 남편 유현수처럼 자동차에 갇혀서 못 나오게 하는 ‘눈눈이이’의 방법으로 응징했다.
강빛나 : “유현수는 처음부터 돈을 노렸구나.”
배자영 : ”순진한 그 남자 아들 유지호가 제가 맡은 우리반 학생이었어요.”
강빛나 : “너는 죄를 짓고도 전혀 반성할 줄 모르는 구나.”
배자영 : “사실대로 말하면 보내 준다면서요?”
강빛나 : “그래 보내 줄게 지옥으로. 거짓말 하면 나쁜 어른이야, 나쁜 어른은 벌 받아야 해.”
‘지옥에서 온 판사’ 강빛나는 살인자 10명에 10을 더 보태서 20명을 지옥으로 보내는 임무를 맡았다. 강빛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악마다. 그러나 강빛나가 처단하는 사람은 반성할 줄 모르는 살인자인데 법의 심판이 아니라 ‘눈눈이이’ 방법으로 통쾌하게 처단을 하므로 시청자들은 사이다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열광하는 것 같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강빛나의 ‘눈눈이이’의 사적인 처단이 아니라 법의 심판으로 다스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배자영의 남편 죽이기는 너무나 끔찍하다. 여기서 배자영의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다.
배자영이 초등학교 교사이므로 경찰들도 그녀의 말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이를 이용해서 교사가 아동을 학대하고 남편을 물에 빠뜨려 죽이다니 끔찍하다 못해 참담하다.
배자영은 전 남편에게 독약을 먹이고 눈에 주사를 놔서 실명을 시키고 시각장애인 남편을 산으로 데려가서 절벽에서 밀어 버렸다. 시각장애인 남편 죽이기 참 쉽다. 세상에 이런 여자가 있을까마는 뺑덕어미 보다 더 못되고 나쁜 배자영을 보면서 이렇게 무서운 진짜 악마 같은 여자가 교사라니,
‘지옥에서 온 판사’는 판타지 드라마지만, 너무나 잔인하고 끔직한 내용이라 장애인 관련으로 모방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까 심히 염려스럽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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