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문화예술 매개인력은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즐기도록 지원하거나 장애예술인이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데 지원을 하는사람이다. 장애인 문화예술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창작자인 예술인뿐 아니라 매개인력의 활동이 활성화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장애예술인 예술 활동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의 계획을 제시했으나 구체적 정책사업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

이에 장애인 문화예술 정책이 창작자 지원을 넘어 독자적인 장애인 문화예술생태계를 구성하는 데까지 나아가려면 문화예술계의 구성원인 매개인력의 개체 수 증가, 전문성 향상, 일자리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장애인 문화예술 매개인력 활동 활성화 방안’(연구책임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현성 선임연구위원)를 발간했다.

‘제1차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2022~2026)’ 내용.ⓒ문화체육관광부
‘제1차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2022~2026)’ 내용.ⓒ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 문화예술 지속적·안정적 발전 “매개인력 정책 활성화 돼야”

장애인 문화예술 매개인력은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즐기는 데 지원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 ‘장애예술인이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데 지원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즐기는 데 지원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장애예술인이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하는 데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2020년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현 정부 들어 장애인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관련 정책이 제도화되고 있다. ‘제1차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기본계획’ 발표(2022), ‘공공기관의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 실시’(2023), ‘문화체육관광부 내 장애인문화예술과 신설’(2023), ‘국공립 문화시설의 장애예술인 공연․전시 정기적 실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현재 장애인 문화예술 정책은 장애예술인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문화예술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창작자인 예술인뿐 아니라 매개인력의 활동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매개인력 정책은 2022년 발표된 ‘제1차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기본계획’의 장애예술인 예술 활동 지원 전문인력 양성 사업과 ‘제6차 장애인 정책 종합계획’의 장애예술인 및 장애예술 매개자 양성 교육 체계 구축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에도 아직 매개인력 정책사업은 활성화돼 있지 않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이:음 예술창작 아카데미’ 내 매 장애인 문화예술 매개인력 활동 활성화 방안 과정을 개설·운영하는데 참여 의향자를 모두 받지 못하고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2017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주관하고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가 주최·제작한 뮤지컬 ‘비상’ 공연 모습.ⓒ에이블뉴스DB
2017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주관하고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가 주최·제작한 뮤지컬 ‘비상’ 공연 모습.ⓒ에이블뉴스DB

매개인력 전문성 축적 위한 체계화된 교육 부재, “업무 통해 전문성 쌓아”

이에 이번 연구는 문헌 조사를 비롯해 매개활동에 참여하는 인력과 매개활동 및 장애인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을 포함한 설문조사, 매개활동 참여자 및 문화예술 전문가 면담조사를 수행했다.

연구결과 매개인력의 현황을 살펴보면 매개인력의 활동 분야는 예술의 모든 장르에서 이뤄지지만 음악, 공연, 미술 장르에서 비교적 활발했다. 이들 장르에서 장애예술인들은 주로 예술단체를 중심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예술단체의 구성원인 기획·행정 인력, 교육 강사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접근성 관련 인력은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특성이 있다.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경우는 장애인 예술단체의 기획·행정 업무 담당자, 문화시설과 장애인 복지시설의 담당자다. 이 밖에는 대부분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보수는 적고 업무는 많지만, 매개인력은 자신이 좋아해서 매개활동에 참여하기에 만족도 역시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역 편차가 크고 매개인력의 근무 기간은 유형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특히 매개인력의 전문성 축적을 위한 체계화된 교육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면담조사에 따르면 접근성 매니저들은 공부 모임을 구성하거나, 음성해설이나 수어통역 및 예술단체 구성원들은 업무 경험을 통해, 강사들은 가르치는 교육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전문성을 쌓아갔다.

‘매개인력 맞춤형 지원 정책·역량 강화 위한 교육 설계’ 등 제언

보고서는 “매개인력과 매개활동에 대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먼저 매개인력 유형을 재분류하고 특성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특히 현재는 매개활동에 참여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앞으로 매개활동을 해야 하는 문화시설과 장애인 복지시설의 관계자들까지 포함한 정책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매개활동에서 필요한 역량, 매개인력에서 필요한 자질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다음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매개인력에게 필요한 자질은 장애에 대한 지식과 이해, 장애에 대한 태도, 예술에 대한 지식, 문화예술 정책 이해, 복지 정책 이해 등이다. 이 같은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매개활동은 일은 많고 보수는 적다. 다만 현재 참여자들은 급여 수준에 큰 불만은 없고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주관적 의지로 객관적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절한 보상 체계 등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지만, 지속·안정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 매개활동에 신규로 진입하려는 인력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매개활동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수요처와 공급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수요자와 공급자를 매칭하는 플랫폼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매개인력 활동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장애인 문화예술 정책이 장애예술인뿐 아니라 매개인력까지 포괄하는 등 장애인 문화예술 매개활동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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