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인 이유로 지적장애인 사회복지사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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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21.10.20 조회5,524회 댓글0건본문
학사 취득, 복지 업무 OK…3년전 한정후견 발목
“사회복지사업법 결격조항 폐지” 헌법소원 청구
사회복지 전문학사를 취득했음에도 후견인이 선임됐다는 이유만으로 사회복지사 문턱에서 좌절한 지적장애인이 후견제도 전면 개선을 요구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18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지적장애인 김 모 씨 사례를 알리며, 후견제도 제도개선 및 사회복지사업법 결격조항 폐지를 촉구하며 헌법소원청구서를 제출했다.
성년후견제도는 과거에 정신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법적 능력을 획일적으로 제한한 금치산․한정치산제도의 한계를 개선하고자 2013년 도입됐지만, 여전히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사업법을 포함해 300여개 법령안에서 피후견인에 대한 결격조항을 두고 있어 직업선택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이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사건 당사자 김 모 씨는 경계성 지능 정도를 가진 장애인으로, 3건의 협박 및 사기 피해 구제를 위해 2018년도 한정후견이 개시됐다. 한정후견인은 김 씨의 어머니가 맡았다.
한정후견은 장애 등의 이유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 개시되며, 피한정후견인은 온전한 능력자로 평가받는다.
김 씨는 자신과 같이 어려운 일을 경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사회복지사를 꿈꿨다. 사회복지사 2급 공부 틈틈이 주민센터 사회복지팀에서 근무하며, 임대주택 신청 방법, 장애인복지카드 발급 등을 돕는 업무를 담당했고, 데이케어센터에서의 실습 120시간도 이수했다.노력 끝에 2020년 사회복지사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한 김 씨,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한정후견인을 선임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복지사업법 제11조의 2 ‘결격조항’에 따라, 올해 사회복지사 자격증 발급을 거부당한 것.
나라에서 의사결정 지원을 위해 만든 후견제도를 잠시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그토록 꿈꿨던 사회복지사가 되지 못한다니. 그간 열심히 해왔던 공부, 주민센터 등에서의 경험이 모두 물거품된 김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헌법소원까지 제기하게 됐다.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판사님들, 장애인들이 후견제도를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장애인 기본권 침해와 직업선택의 자유, 자기결정권이 훼손당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사건 당사자 김 모 씨 발언문 中)소송대리인인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조미연 변호사는 “통상 결격조항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자질이 미달되는 자가 특정한 직종이나 사업영역에 진입하는 것을 방지하고 퇴출시키는 기준으로 작용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피한정후견인이라는 이유로 사회복지사 자격을 제한,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법 목적부터 정당하지 않다”면서 “결격사유로 인해 청구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자기결정권, 직업선택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후견 개시 여부와 사회복지사 직무수행능력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어떤 예외도 없이 사회복지사 자격취득을 전면 제한하는 것은 최소 침해성 원칙에 위배된다”면서 “정신적 장애인의 권리 보장으로 생각했던 성년후견제도가 오히려 지적장애인을 사회에서 배제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히려 제도가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 헌법재판소로부터 확인받고자 한다”면서 청구 취지를 밝혔다.사단법인 온율 배광열 변호사는 “필요한 도움이 있을 때 그 도움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 현대사회에서는 당연하다”면서 “성년후견제도 또한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후견인 도움으로 해결해보겠다는 취지인데, 제도를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부정당하고 자립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박탈했다는 것은 인권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김도희 변호사는 “헌법소원 청구인은 사회복지사 전문학위도 취득했고 구청에서도 아무 문제 없이 업무를 수행했다. 후견제도는 부족할 수 있는 의사능력 결정을 지원해주려는 제도인데, 아예 처음부터 못 한다면 제도를 왜 만든 것이냐. 업무 능력을 갖췄으면 더 배려하고 독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법으로 예단하지 말고 애초에 피성년후견인이라는 꼬리표를 붙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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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출처: 에이블뉴스(2021-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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