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인 피해자는 섬에서 20년간 육지에 한번도 나간지 못한채 강제노역과 학대를 당하고 있습니다.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폭행까지 당하면서 일하고 있으며, 이도 거의 빠지고 시력도 안 좋은 상태입니다." "시각장애인으로 8호선 전철로 출퇴근하고 있지만, 잠실역 환승시 스크린도어 개폐 음성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아 위험과 불안감을 느낍니다. 며칠 전엔 지팡이가 스크린도어에 끼어 부러지기도 했어요. 지하철에 전화해 음성안내를 부탁하니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와 중지시켰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2001년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된 개인택시 기사입니다. 빨리 걸을 때 어색한 정도일 뿐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음에도 'L보험사와 S생명에서는 '장애를 이유로 운전자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사고 전부터 가입한 D화재 운전자보험의 보험료는 비장애인보다 2배 정도 높습니다." "지체장애가 있는 제 아이는 일반 ㅇㅇ고등학교에 지망했습니다. 그런데 장학사는 '교육법에 의해 주거지역과 가까운 기계공고를 가라'며 권합니다. 장애학생들은 기계공고의 실습시간동안 계속 도움방에서 지내야 합니다. 그런데도 장학사는 '장애학생들은 어느 학교에 가나 수업을 제대로 못받긴 마찬가지'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 이하 인권위)가 23일 공개한 '인권상담사례집'에 실린 '장애인 차별'을 이유로 상담된 사례 일부다. 이 사례집에는 지난 2009년 7월 1일부터 2010년 6월 30일까지 인권상담센터에 접수된 20,562건의 사례가 17가지 항목으로 분석·정리돼 있다. 항목은 ▲고문 ▲형사절차 ▲표현의 자유 ▲막말과 인격권 ▲정보인권 ▲학생인권 ▲성희롱 ▲사회적약자 ▲이주민인권 ▲나이차별 ▲정신병원 ▲장애인차별 ▲북한인권 ▲차별하는 사회 ▲군대 ▲구금시설 ▲기타 등이다. 이 사례집은 또한 인권현장에서 실제 상담에 활용될 수 있도록 모든 사례를 구어체 문장으로 재구성됐으며, 해당 사례와 관련한 인권위 결정 등이 함께 편집됐다. 특히 사례에 대한 유형별 통계 정리는 물론, 인권상담을 진행해온 상담원들의 에세이도 함께 수록됐다. 여기에 사회 이주민들의 실상을 22가구 일대기 심층상담형식으로 구성한 별책부록도 동시 제작돼 눈길을 끈다. 인권위는 상담사례집 1,500부를 제작해 국가기관, 경찰, 검찰, 구금시설, 언론사, 지방자치단체, 대학도서관, 인권시민단체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현재 상담사례집은 인권위 홈페이지(www.humanrights.go.kr)에서도 볼 수 있다. 정가영 기자 (tasha@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