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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딛은 컴퓨터 재주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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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10.09.07 조회5,3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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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셋만 쓰면 우리도 똑같아요” 에이블뉴스 익숙한 몸놀림으로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은 중학교 3학년 안제영(15) 군은 헤드셋을 눌러 쓰더니 자유자재로 자판을 두드렸다. 워드 프로세서인 ‘아래아 한글’ 프로그램을 시작한 안 군은 복잡한 표와 수백자가 넘는 글씨로 구성된 어려운 문서 작업을 불과 몇 분 만에 뚝딱 해치웠다. 마우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판만으로 컴퓨터를 다루는 모습이 오히려 자연스러울 정도로 능숙한 솜씨였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보통 사람들은 알아듣기도 힘든 2배 속도의 목소리는 안 군이 입력하는 글씨를 한 자 한 자 읽고 있었다. 헤드셋을 벗기자 안 군의 손이 그대로 멈췄다. 사실 안 군은 보조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컴퓨터를 전혀 쓸 수 없는 시각장애 1급 장애인이다. 안 군은 “저랑 같은 장애를 갖고 계신 아버지 덕분에 7살 때부터 타자를 배웠다”면서 “이제는 컴퓨터로 검색도 하고 신문도 보고 게임과 채팅 등 웬만한 건 다 즐길 수 있는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처음으로 아래아 한글 프로그램을 접한 안 군은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서울맹학교에 다니는 100여명 가운데 대표로 뽑혀 지난 2일과 3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회 전국특수교육정보화대회에 출전했다. 안 군을 지도하는 서울맹학교 임동규 교사는 “보통 선천적으로 시각 장애인인 경우 중도에 실명된 학생들에 비해 시각적 경험이 전혀 없어서 도식화된 사물을 머리 속에 그리는 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그런데도 제영이는 워낙 우수한 실력을 보여서 학교 대표로 선발됐다”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역시 시각장애인인 부산맹학교 김동희(15) 군은 같은 곳에서 열린 제6회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대회 ‘온라인 오델로’ 게임 부문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6월에 개최된 ‘2010 장애청소년 IT챌린지 대회’ 볼링 부문에서 1위에 오른 데 이은 두번째 쾌거이다. 보드게임의 한 종류인 오델로는 각각 가로, 세로 8칸의 판 위에 검은색과 흰색 돌을 번갈아 놓으며 상대방을 포위해 더 많은 돌을 올리면 승리를 따내는 게임이다. 일단 판을 머릿속에 그려놓은 뒤 상대방의 수를 내다보고 돌을 놓아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컴퓨터를 익숙하게 다루게 되는 것은 물론이요, 집중력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김 군은 “컴퓨터로 머리싸움을 하는 게임을 오래 하다 보니 자동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계산력도 늘었다”면서 “2년 전부터 소설가의 꿈을 갖게 된 것도 컴퓨터 게임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혹시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비장애인에 비해 불편한 점은 없을까.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컴퓨터 실력을 뽐내던 안 군은 “인터넷을 하다보면 배려가 없는 것일 수도 있고, 우리를 잘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가령 회원가입만 봐도 특수기호를 입력하게 해서 언제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힘들다”며 “우리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점점 없어지니까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군과 함께 대회에 참여한 부산맹학교 이선영 교사도 “외국 사이트의 경우 장애인을 위한 ‘웹 접근성 법칙’에 의해 홈페이지가 텍스트 위주로 구성돼 불편함이 없다”면서 “우리나라는 첫 화면에 이미지도 많고 팝업창이 줄줄이 떠서 아이들이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는 때도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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