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김춘식 씨 영화감독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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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09.11.23 조회6,889회 댓글0건본문
지적장애인 김춘식 씨 영화감독 데뷔
'젓가락 두짝'서 장애·다문화가정 부부 일상의 삶 그려
에이블뉴스
CBS사회부 허남영 기자
우리는 흔히 '장애인과 평등한 세상'을 외치면서도 마음 속 어디에선가 '장애인이 과연 이런 걸 해낼수 있을까' 되묻곤 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지적장애 3급인 김춘식(43) 씨가 '젓가락 두짝'이라는 영화로 감독에 데뷔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그랬다.
인터뷰는 가능할 지 내심 걱정하면서 김춘식 씨가 있는 '함께사는세상(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사회복지법인)'을 방문했을 때 환한 미소로 맞아주는 김 씨를 마주하고는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김 씨는 자신의 감독 데뷔작 '젓가락 두짝'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이 영화는 세 쌍의 부부가 주인공입니다. 저처럼 지적장애를 겪고 있는 장애인 부부, 다문화가정 부부, 평범한 부부들이죠. 이들 부부의 삶이 비장애인들이 보는 것처럼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장애인 부부는 뭔가 문제가 있을 거라는, 다문화 가정의 부부관계는 왠지 원만하지 못할 것 같다는 비장애인들의 인식을 '젓가락 두짝'이라는 영화를 통해 바꿔놓고 싶었다고 했다.
장애인 부부와 다문화가정 부부도 평범한 부부들처럼 아주 사소한 일로 부부싸움을 벌이고 또 쉽게 화해한다.
이들에게도 고부간의 갈등이 있고 실직한 남편 때문에 힘들어하는 삶이 있다.
영화 '젓가락 두짝'은 36분간의 러닝타임 동안 세 쌍의 부부가 겪는 일상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감독을 맡은 김 씨 뿐만 아니라 영화에 등장하는 손미숙 씨도 지적장애 3급인 장애인이고 실재 손 씨 부부가 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촬영감독과 조감독, 조명 등 9명의 영화 스텝진도 모두 장애인들이다.
제작과정이 힘들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김 씨는 "작품을 하는 내내 과연 끝낼 수 있을 지 그 중압감 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스텝진들과는 지난 3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3개월간의 촬영기간 동안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다들 열심히 해줬고 잘 따라와 주어서 오히려 고맙죠"라고 화답했다.
김 씨를 비롯한 스텝진들은 지난 2007년 '봉천 9동', 2008년에는 '나의 친구'라는 영화로 서울장애인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호평을 받았다.
따지고 보면 이번 '젓가락 두짝'은 이들의 세 번째 작품인 셈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은 김 씨는 기회가 되면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시사회를 앞두고 김 씨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많은 분들이 봐 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지금까지 나로 인해 고생한 부모님, 그리고 주변의 많은 분들에게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시사회는 20일 오후 3시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내 하이퍼텟 나다에서 개최된다.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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