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마에가 일깨워주는 장애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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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09.01.07 조회5,129회 댓글0건본문
강마에가 일깨워주는 장애인의 꿈
에이블뉴스
‘강마에’가 웃었다. 지난해 말에 열린 한 방송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지휘자 ‘강마에’ 역을 맡았던 배우 김명민이 대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으로 그는 2007년 ‘하얀거탑’에서 열연하고도 ‘태왕사신기’의 배용준에 밀려 대상을 놓친 아쉬움을 공동수상의 형식으로나마 달랠 수 있었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그는 단원에게 ‘똥덩어리’라고 거침없이 독설을 내뱉는 괴팍한 이미지로 기억된다. 한편으로 그는 카바레 색소폰 연주자, 치매 노인 등 어딘가 부족한 단원들이 ‘오케스트라의 꿈’을 함께 꾸게끔 이끄는 훌륭한 리더이기도 하다. 오케스트라의 꿈을 포기하고 살던 단원들은 강마에와 함께 자신들의 꿈에 한발 짝 다가가며 생애 최고의 연주를 선보이게 된다.
꿈이 아닌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경제 위기 앞에 꿈 이야기를 꺼내는 건 한가해보일 수도 있겠다. 2009년, 기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해야 하지만, 어두운 전망이 더 많다. ‘실업자 100만 시대‘ ,’마이너스 성장‘과 같은 우울한 용어들이 날마다 넘쳐난다.
이처럼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게 소외된 계층, 특히 장애인이다. 비장애인에 비해 실업률이 통상 6배 이상 높은 장애인에게 최근의 경제 한파는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경기 침체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면서 중소기업에 취업한 많은 장애인 근로자들의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울산지사의 장애인 취업 담당자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 또한 그러하다. 울산의 주력 업종인 자동차, 조선 업종이 불황을 겪으면서 협력업체에 취업한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공단을 찾아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꿈을 실현하는 가장 일반적인 수단이 ‘일’이지만, 이것조차 쉽지 않은 장애인들이 너무도 많은 것이다.
공단을 찾는 장애인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나름의 꿈이 있었지만 장애를 겪게 되면서 포기해야 했던 경우가 많다. 장애인의 89%는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인이다. 그런 점에서 비장애인도 잠재적 장애인이라 볼 수 있다. 장애인이 됐다고 꿈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선, 장애인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경제 위기에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많은 진전을 이뤄냈지만,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장애인들의 고용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고 클래식을 비롯한 문화 전반을 소홀히 한다면, 후대에 물려줄 소중한 자산을 잃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강마에는 단원에게 꿈을 꿔보기라도 하라고, 꿈을 꾸지 않으면 꿈이 아니라 밤하늘의 별일뿐이라고 말한다. 장애인의 꿈이 지구에서 수백 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의 이름 없는 별이 아닌, 최선을 다해 발돋움하면 닿을 만한 위치에 있었으면 좋겠다. 이는 장애인 당사자만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사회라는 오케스트라에서 200만명이 넘는 장애인이 자신의 파트를 연주하지 않는다면, 오케스트라 역시 조화로운 화음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울산지사 우정현님이 보내오신 기고문입니다.
기고/우정현 (rigel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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