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살던 유년시절, 발달장애인 캔버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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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21.04.02 조회5,503회 댓글0건본문
자폐성장애 강선아 작가 개인전, “그림 통한 소통”
알록달록 다양한 캐릭터가 복작이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그림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우리에게 친숙한 둘리, 피터팬 등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행복했던 경험을 표현한 작품을 보고 있자니, 코로나19 이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어울렸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잊고 살았던 유년시절의 순수함도 문득 떠올랐다.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
노란 풍선이 하늘을 날면 내 마음에도 아름다운 기억들이 생각나’
(동방신기- 풍선 中)
놀이기구 타는 모습, 동화책 속 한 장면, 학교행사 등의 경험 등을 상상하며 주인공으로 그려낸다는 자폐성장애 강선아 작가(27세, 여)의 첫 개인전 ‘마음주의 展’을 찾았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메모를 적어 전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강 작가는 이름을 묻더니, ‘이슬기 기자님’이라고 쓰인 쪽지를 건넸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탓에 강 작가의 어머니인 박정숙(56세) 씨로부터 강 작가의 첫 개인전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단체전시는 많이 했지만, 개인전은 처음입니다. 오롯이 선아만의 그림을 보여주는 전시니까 감회가 새롭습니다. 2012년 초창기 그림부터 최근 그림까지 선아 그림의 발자취라고 볼 수 있겠죠.”
어릴 때부터 자폐 성향으로 소통이 부족했던 아이를 위해 부모는 치료와 체험을 키워주고자 힘썼다. 치료 교육의 목적으로 시작했던 그림놀이와 다양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취미와 작품 활동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아이한테 말로 해서는 안 되니까 직접 맛보고, 경험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고, 느끼게 하는 사실적인 교육이 훨씬 필요했던 것이죠.”강 작가 그림의 특징은 단연 다양한 색채와 캐릭터. 즐거웠던 일상의 경험을 상상력으로 재구성해서 세밀히 그려냈다. 놀이기구 타는 모습, 동화책 속의 한 장면, 학교행사, 운동경기 관람 등 작가의 순수하고 솔직함이 고스란히 담겼다.
“손에 펜을 쥘 수 있을 때부터 그냥 끄적거렸어요. 선이 나오고 면이 나온 것은 6살 정도였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책 캐릭터 보고 그리고, 신문 속 ‘오늘의 운세’ 동물 모양도 따라 그리고. 선아에게 펜은 장난감이었던 거죠.”
강 작가는 개인전이 처음이지만, 화려한 경력으로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2019년 제29회 대한민국장애인미술대전 입선, 2020년 제9회 꿈을 날다 꿈틔움 공모전 희망상, 제30회 한국장애인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으며, 피치마켓의 느린 학습자용 문학도서인 ‘O.헨리 이야기’ 삽화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 ACEP 2020 한·EU 발달장애 아티스트 한국특별展, 한국장애인미술협회전, 예술공작소R-그 첫 번째 이야기 등 다양한 단체전에도 이름을 올렸다고. 현재는 디스에이블드 소속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도 강 작가는 작가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선아는 그림을 그리며, 선물을 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선물하자’라고 유도했더니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물론 전시도 좋지만, 선아의 마음속에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같이 소통할 수 있는, 선물 같은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습니다.”
한편, 세상에 하나 뿐인 전시 ‘강선아의 마음주의展’은 오는 4월 4일까지 서울 대학로 이음센터 2층 이음갤러리에서 관람 가능하다. 이번 전시는 3월 마지막 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일환으로 진행되며, 빛된소리글로벌예술협회가 주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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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출처: 에이블뉴스(2021-0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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