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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위 캔버스, ‘어릴적 꿈’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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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20.05.29 조회5,5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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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심 작가가 자신의 작품 ’엄마 이거‘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에이블뉴스 “어릴 때 몸이 아프니까, 밖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부러웠어요. 자유롭게 뛰어노는 나의 모습을 캔버스 속 그림으로 표현하는 거죠. 어릴 적 너무 해보고 싶던 거였거든요.” ‘걸음마’를 걷는 아이, ‘까꿍’ 하는 아이, ‘소꿉놀이’를 하는 아이들 등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담긴 30점의 작품을 5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인 고정심 작가(65세, 여)가 ‘동심’으로 돌아가 환하게 웃었다. 5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고 작가는 어린 시절 척추손상으로 인한 척추장애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채 집에서 홀로 지냈다. 외로운 그녀에게 유일한 친구이자 버팀목은 그림이었다. 4살 때부터 우연히 과일, 꽃 등을 그렸는데,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선뜻 미술작가로서 꿈을 꾸기는 힘들었다는데.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장애에 대한 편견, 멸시가 심했어요. ‘죄를 지어서 그렇게 됐다’ 등의 시선이 많아서 본의 아니게 가족들에게도 피해를 줬어요. 그냥 집에서 그림을 그리는 자체가 즐거웠던 시절이었죠. 대학을 가기에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그런 그녀를 세상으로 이끈 것은 둘째 여동생이었다. 그녀의 그림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했고, 다리가 불편한 그녀를 업고 전시회를 다녔다. 그리고 여동생의 추천으로 1979년 창작미술협회 주최 공모전에 도전, 입선하며 처음으로 바깥으로 나간 계기가 됐다. “공모전을 계기로 한국 화단에서 유명한 작가님을 찾아가 배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엄마에게 업혀 들어가는 저를 보고 ’어떻게 그림을 그리러 다닐 수 있겠냐‘면서 거절을 하더라고요. 오기가 생긴 거죠. 내가 미술대학을 가야겠다고.” 이후 31살부터 초중고 검정고시를 시작한 그는 본격적으로 미대 입시를 준비했다. 당시 조금이라도 공부시간을 늘리기 위해 학원 근처 방을 얻어, 어머니의 등에 업혀 학원에 다녔던 고 작가는 수업이 끝나면 밤새워 공부해 매일 두 시간씩 자면서 치열하게 공부했다. 그리고 38살이 되던 1993년,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에 ’수석‘ 입학하는 쾌거를 이뤘다. “예술대학에 처음으로 입학한 장애학생 이었죠. 시설이 너무 열악해서 엘리베이터가 없었어요. 신문지 두 장으로 갖고, 계단에 하나씩 놓으며 기어 올라가서 치열하게 공부했죠. 그 결과 4학년 총 8학기 전부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 때까지 수석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대학 졸업 이후 그녀는 현재까지 경기도 오산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제자 양성에도 힘을 다하고 있다. 또 평일 오전 시간에는 사회봉사로 오산종합사회복지관, 오산남부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 치매 어르신들 대상 미술치료, 특수학교인 성심학교에서도 발달장애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는 제가 가진 재능을 나눠 쓰고 싶어요. 제가 대학 가기 어려웠을 때, ’저를 대학가게 해주시면, 저만 쓰지 않고 재능을 나눠쓰겠다‘고 기도했어요. 그것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거죠.” 고 작가는 빛된소리글로벌예술협회 주최 ’5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오는 31일까지 “동심”이란 주제로 서울 대학로 이음센터 2층에서 개인전을 진행한다. 고 작가는 “작품을 보시면서 어릴 적 추억을 느껴보시고, 어려운 시대에 그림을 통해 힐링하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품을 둘러본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고민숙 회장은 “마음에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이 삭막한데, 작품을 보면서 따뜻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예술원 안중원 이사장 또한 “꿈많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작품들”이라고 평했다. 고 작가는 개인전 이후에도 꾸준한 작품활동은 물론이고, 코딩을 통한 새로운 작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제가 현재 코딩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현재 2차원에서 벗어나서, 드론을 사용하는 새로운 작업에 도전해보려고 해요. 작품 주제요? 당연히 ’아이들‘이죠.” 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출처: 에이블뉴스(2020-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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