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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도서관에서 이룬 장애인만학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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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19.09.16 조회5,1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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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정보누리터 이용자 노갑렬 씨가 박사학위증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에이블뉴스 61세 노갑렬씨, 사회복지학 박사학위 취득 6년째 정보누리터 이용…“많이 찾아와주길” 국립장애인도서관 본관 1층에 위치한 장애인정보누리터에 지난달 12일 감사의 편지와 함께 연필 세트가 도착했습니다. ‘장애인정보누리터 이용자 노갑렬 입니다’로 시작하는 편지는, ‘저를 성심(誠心)과 정성(精誠)으로 도와주셔서 칼빈대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을 8월 9일부로 학위취득 및 졸업을 하였습니다. 3층 연구정보실과 장애인정보누리터를 열심히 다녀서 열매를 얻었다 생각합니다. 감사(感謝)의 뜻으로 5개들이 연필을 함께 보내드립니다.’로 맺었습니다. 만 60세 환갑의 나이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노갑렬 씨(시각, 장루장애)는 2013년부터 6년째 경기도 시흥에서 매일같이 이곳 장애인정보누리터를 찾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공부를 해왔습니다. 느린 손이지만 꾸준하게 과제는 물론, ‘노인의 일상생활수행능력, 사회환경적 요인, 심리적 안녕감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의 박사 논문 작성까지 해낸 겁니다. 1980년 초, 군에 입대한 노갑렬 씨는 일병 시절 파편으로 인해 오른쪽 눈이 실명됐습니다. 바로 군병원에 가서 눈 검사를 받았으면 의가사 제대를 할 수 있었지만, 무던했던 그의 성격에 누구에게 말도 하지 못한 채 군 생활을 모두 마쳤습니다. 나중에서야 한약방을 찾았지만, ‘외국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각장애인이 된 그는 2008년 대장암 수술로 장루장애까지 중복장애를 갖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때 또래와 싸워 코피가 터져도 선생님께 말하지 못하는 그런 성격이었습니다. 군병원을 바로 찾았다면, 어쩌면 의가사 제대도, 보험도 받을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노갑렬 씨가 사회복지학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2007년 늦깎이 공부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자원봉사과정’에서 한 교수가 “사회복지학은 21세기 최고의 학문”이라는 말을 듣고, 그 길로 사회복지학도의 길을 선택한 겁니다. 방송통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 사회복지학 및 국제사이버신학대학원 목회상담학과 석사학위, 그리고 마지막 칼빈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박사학위까지. 그 기간 동안 국립장애인도서관 장애인정보누리터와 함께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취미가 국립도서관을 찾아 책을 보거나 공부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남산에 위치해있었죠.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가, 다시 공부를 위해 반포로 옮긴 국립중앙도서관을 찾은 겁니다.”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에 위치한 장애인정보누리터는 국립중앙도서관을 방문하는 장애인 이용자들이 도서관 자료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으로, 개별 맞춤 서비스는 물론, 장애유형에 맞는 독서보조기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용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매주 화, 목요일에는 오후 10시까지 야간 운영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15~20명 정도입니다. 매일 이곳을 방문한 노갑렬 씨는 비치된 컴퓨터로 필요한 논문자료를 검색 후 신청, 3층 연구정보실로 찾아가 직접 수령해 논문 작성에 매진해왔는데요. 노 씨의 열정적인 학구열은 장애인정보누리터 직원들의 숨은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합니다. “저는 손이 느려서 논문 작성하는데 힘들었습니다. 최철훈 선생님(사회복지사)이 자원봉사를 연계해줘서 워드작성에 큰 힘이 됐습니다. 선생님이 워드를 치실 수 있도록 저는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서 준비를 철저히 했습니다. 물론 다른 선생님도 친절하게 잘 도와주셔서 제가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그도 장애인정보누리터를 이용하며 아쉬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6년간 장애인정보누리터를 방문하면서 느낀 것이 항상 이용자가 정해져 있다는 점. 홍보가 많이 돼서 더 많은 장애인이 이용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규모 또한 커진다면 더 할 나위 없겠죠. “장애인정보누리터가 있는지 실제로 와봐야 아는 거죠. 방문하지 않으면 잘 몰라요. 다른 장애인 분들이 이용할 수 있게 홍보가 필요한 것 같아요. 필요한 자료의 양도 많고, 자원봉사 선생님들도 계시니까 이용에 어려움이 없거든요. 항상 오는 사람이 정해져 있어서 그게 좀 아쉽습니다.” 90세 노모와 단둘이 생활하는 노갑렬 씨에게 사회복지학은 “모든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바람직한 학문”이라고 합니다. 그는 앞으로도 사회복지학도로서 ‘작은 밀알’을 거두어내는 ‘선한 파수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노갑렬 씨는 현재 한국요양선교회 소속으로 전국의 요양원에 노환, 지병, 치매로 어려우신 어르신들을 돕고 있습니다. “학문이라는 것은 평생 공부하는 겁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노갑렬 씨는 앞으로도 장애인정보누리터와 함께할 계획입니다. 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출처: 에이블뉴스( 2019-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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