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동료지원가 사업 예산을 복구해달라는 우리의 목소리에 답을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일자리를 되돌려주십시오.”
동료지원가 사업 폐지 대응 공동행동은 26일 오전 9시 서울고용노동청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사업’ 예산 복구를 촉구하며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지난 2019년 시작된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사업’은 비경제활동 또는 실업 상태에 있는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가 자조모임, 상담 등 동료지원 활동 제공을 통해 취업 의욕을 고취해 경제활동 상태로 전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을 통해 올해 187명의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가 매월 89만 원을 받으며 노동권을 보장받고 있지만, 지난 9월 1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에는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사업’의 예산이 전면 폐기됐고 187명의 동료지원가는 내년 실직 위기에 놓였다.
이에 동료지원가들은 동료지원가 사업 폐지 철회를 촉구하며 결의대회와 기자회견, 1인 시위, 고용노동부 국장과의 면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역본부 점거 등 투쟁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문석영 동료지원가는 “절대 폐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동료지원가로 계속 일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문석영 동료지원가의 절실한 목소리에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내년 동료지원가 사업 예산 삭감에 대해 질타했고, 임이자 의원(국민의힘)과 환경노동위원회 박정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동료지원가 사업을 다시 원상복구 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고용노동부 이정한 고용정책실장은 “2019년 사업 시행 이후 취업지원과 관련 효과성에 있어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 그리고 동료상담과 관련 보건복지부에 유사 사업이 있다”, “187명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수단들, 복지부와 협의해서 모두 고용안정이 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고, 그렇게 하겠다”고 발언하며 동료지원가 사업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 동료지원가 사업 송효정 슈퍼바이저는 “국정감사 자리에서 우리 일자리에 대한 소중함이 잘 전달된 것 같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계속해서 실적 부진을 이야기하고 복지부와 일자리를 연계하겠다는 허무맹랑한 말만 반복했다”고 개탄했다.
이어 “국회의원도 이해한 동료지원가 사업의 의미를 장애인의 고용을 책임져야 할 고용노동부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중증장애인의 노동에 대해 이제 고용노동부는 직접 고민하라. 이정식 장관은 우리와 만나 이야기하고 중증장애인 노동권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외쳤다.
피플퍼스트성북센터 문진희 동료지원가는 “나는 동료지원가가 세 번째 직장이다. 그 전 직장에서는 눈치를 보며 일하고 힘들었는데, 이 직장에 들어와서 해방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고용노동부에서 일자리를 없앤다고 하니 너무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동료지원가 사업 폐지하면 안 된다. 내가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동료지원가 예산 돌려놓아 달라. 우리의 일자리를 없애려한 고용노동부는 사과하고 이정식 장관은 나와 발달장애인과 대화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들은 고용노동부 관계자에게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사업’ 예산 복구를 촉구하며 이정식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