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인화학교 종합대책은 기만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11.10.12 조회5,687회 댓글0건본문
[성명] 도가니대책위원회(10월11일)
에이블뉴스
관련기사- 광주인화학교 및 운영법인 ‘공중분해’
‘정부의 인화학교 종합대책에 대한 도가니대책위 규탄성명서’
“정부의 인화학교 종합대책은 기만이다!
‘탈시설-자립생활’ 권리실현을 위해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영화 <도가니>로 촉발된 온 국민의 관심과 분노는 실제 광주 인화학교 사건에 대한 정부의 종합대책을 내놓게 만들었다. 지난 10월 7일 국무총리실은 정부중앙청사에서 교육과학기술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광주 인화학교 사건 계기 장애인대상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광주 인화학교․인화원 처리,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피해자에 대한 보호 확대, △사회복지 법인․시설의 공공성 확보, △성폭력 범죄 예방 강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이다.
그동안 일부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인면수심의 한 개인이나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의 단순범죄로 인식하여 ‘솎아내기식’ 사건해결과 처방에 머물렀던 정부의 ‘시설문제’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영화 <도가니>를 통해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사건해결과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광주 인화학교(사회복지법인 우석재단)의 인권침해와 시설비리 사건에 대한 정부의 종합대책은 문제해결에 대한 원칙과 방향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마련·추진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여론에 등떠밀려 앞다퉈 쏟아냈던 여러 행정부처의 방안들을 짜깁기 한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의 부정과 비리 그리고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며 근본적인 해결방안이기 보다는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제기되었던 대책들을 총망라한 땜질처방이자 사건발생 후 7년여가 지나 뒤늦게 내놓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뒷북처방에 불과하다. 영화 <도가니> 열풍에 편승해 그동안 ‘시설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모면하려는 정부의 행태에 진정성과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
2006년 성람재단, 2008년 석암재단, 2003년 성실정신요양원과 은혜 사랑의집, 2005년 심신수양원과 바울선교원, 2006년 김포사랑의집, 2007년 전북영광의집, 2010년 전북사랑원 등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의 부정과 비리 그리고 인권침해는 잊을 만하면 발생하곤 하는 전국적으로 유사하고 광범위하며 보편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족벌운영체제, 장애수당 갈취, 후원금 착복, (성)폭력 및 가혹행위, 시설거주인에 대한 사회복지서비스의 부재와 방임/방치 등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의 부정과 비리 그리고 인권침해 사건은 시설이 크든 작든, 어느 지역에 있든, 법인의 설립주체가 누구든 상관없이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의 부정과 비리 그리고 인권침해 문제를 일부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인면수심의 한 개인이나 법인 및 시설의 단순범죄로 인식하여 ‘솎아내기식’ 처방으로는 사회복지사업법이 지닌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결함과 제약으로 인한 ‘시설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제는 사회복지사업법의 전면개정에 가깝게 판을 갈아엎어야 할 때이다. 2007년 참여정부 시절 복지부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사회주의적 사고로 특정 정파나 특정 정권에 의해 획일화된 가치관을 사회복지시설을 통해서 달성하려는 포퓰리즘적, 반헌법적 발상”이라며 개방형 이사제 도입 강력히 반대했던 정부여당이 예상되는 한기총 등 기독교계의 반발에도 흔들림 없이 초지일관 이번 종합대책의 사회복지 법인․시설의 투명성 확보를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편, 거주시설 내 장애인 인권침해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장애인․보호자․시설종사자 등이 참여하는「인권지킴이단」설치 의무화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시설장과의 권력관계와 지배권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장애인 당사자, 보호자, 시설종사자 등이 참여하는 인권지킴이단이 얼마만큼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도가니대책위는 인화학교와 같은 사건으로 인해 더 이상의 시설비리와 인권침해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복지사업의 기본이념으로 생활시설거주서비스가 아닌 재가복지서비스 우선의 원칙과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의 공공성 확인, △사회복지서비스 신청권의 실질화를 위한 복지사무전담기구 설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학대, 방임, 유기 등 각종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차별금지와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권리옹호기관 및 긴급전화 설치, △이사정원 1/3 이상의 공익이사제 도입, △‘탈시설-자립생활’ 권리실현을 위한 방안, △시설운영위원회의 구성과 기능 강화, △사회복지법인과 시설의 책임과 처벌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장애인시설 합동점검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관계부처 합동 점검단을 구성, 기숙사 설치된 특수학교(41개교, ’11.10)부터 그 외 모든 특수학교(114개교, ’11.11)에 대한 운영실태 점검, △민․관 합동조사팀을 구성하여, 미신고 및 개인운영 사회복지시설(119개소, ’11.10) 대상으로 실태 점검, △위법사례에 따른 관련자 형사고발, 시설 폐쇄 등 행정제재도 병행한 조치 및 후속대책 마련․발표하겠다고 한다.
특히, 지난 10월 6일부터 진행된 미신고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1단계 실태점검을 통해 폭행(신체, 언어), 성폭력(성추행․성폭행 등), 가혹행위(감금․학대), 이용장애인 금전관리(수당·연금 등) 및 회계 관리, 자기결정권 보장실태 등 문제 사례 발견 시 즉시 격리 조치 및 심층면담을 진행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실태점검 또한 매번 그랬던 것처럼 인화학교 사건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회피․모면하기 위한 행태 그 이상과 이하도 아니었다.
실제 시설인권연대 등 하루 전 복지부의 요청으로 실태점검에 민간 조사원으로 참여한 사람들에 의하면, 조사의 원칙과 조사방법, 조사대상의 범위, 조사단의 권한 및 지위, 민관의 역할 분담, 조사지 작성, 조사원 교육, 등 사전에 충분한 시간과 민간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은 가운데 졸속으로 이루어진 실태점검 추진계획이다 보니 장애인 시설의 위법사례보다는 오히려 정부의 실태점검 자체에 대한 문제점과 한계가 드러난 실태점검이었다고 한다.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 일정과 조사대상 시설이 당일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조사 참여를 못하거나 이미 예고된 실태점검이다 보니 시설측의 사전방비와 교육으로 장애인 당사자들은 그저 “행복합니다”라는 말만을 되풀이하거나 1-2시간의 짧은 실태조사 시간을 예정하다보니 ‘간단하고 쉬운 글과 그림으로 표현된’ 그림 조사지와 같이 조사대상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적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지 못한 실태점검이었다.
이들 미신고 사회복지시설은 지난해 복지부가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실과 시설인권연대 등 민관이 함께 실시한 <2010년 장애인 미신고시설 민관합동 인권실태조사>를 통해 시설비리와 감금·학대 등 가혹행위 그리고 (성)폭력 등 인권침해가 확인되어 폐쇄 조치된 경우이거나 그 과정에 있는 시설이다.
정부의 소극적인 행정조치와 ‘시설문제’에 대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접근법이 결여된 가운데 단순 실태점검에 머물다 보니 시설비리와 인권침해의 온상이 되어온 미신고 사회복지시설이 여전히 불법적으로 설치·운영되고 있거나 개인운영신고시설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거나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회피하기 위한 ‘종교시설’을 가장한 미신고시설이 지금 현재도 우리사회에 존재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13일까지 개인운영신고시설(109개소)과 특수학교와 병립된 장애인생활시설(45개소)에 대한 실태점검에 참여할 민간 조사원 명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도가니대책위는 이같은 ‘시설문제’와 ‘시설조사’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계획으로는 결코 제2, 제3의 인화학교 사건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정부는 영화 <도가니>로 높아진 우리사회의 ‘시설문제’에 대한 관심과 분노의 여론을 더 이상 호도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원칙과 계획없이 졸속으로 진행되는 실태점검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장애인의 인권보호와 ‘탈시설-자립생활’ 지원을 위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은 물론이고 이에 필요한 실질적인 실태점검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종합대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인화학교 사건해결을 통해 개인의 선택권과 ‘탈시설-자립생활’ 지원정책이 없이 대규모시설과 미신고․개인운영신고시설의 지원․유지․운영케하는 전근대적이고 후진적인 정부의 ‘시설수용’ 중심의 장애인 복지정책을 ‘탈시설-자립생활’ 권리실현을 위한 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영화 <도가니>를 통해 우리 국민들은 이미 “이런 유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 “전반적인 사회의식 개혁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법적 제도적 보완”에 대한 실천과 “전반적인 사회의식 개혁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2011년 10월 11일
광주인화학교 사건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위한 도가니대책위원회
*에이블뉴스는 각 단체 및 기관에서 발표하는 성명과 논평, 기자회견문, 의견서 등을 원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재를 원하시는 곳은 에이블뉴스에 성명, 논평 등의 원문을 이메일(ablenews@ablenews.co.kr)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에이블뉴스 (ablenews@ablenews.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