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비장애인 하나 돼 희망의 3.4㎞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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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11.05.16 조회5,496회 댓글0건본문
3.4㎞. 장애인들에겐 일반인의 42.195㎞보다 길게 느껴질 법한 거리였다. 그러나 결승점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하나같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며 북한의 장애인에게 희망을 전하는 `남북 장애인 복지대회 및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장애인 참가자 1천200여명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 2천여명과 짝을 이뤄 공원 산책로를 달리며 우정을 나눴다.
정오께 사회자가 출발을 알리자 선수들은 애초에 장애가 없었다는 듯 온 힘을 다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몇몇 선수들이 처음부터 전력 질주하는 바람에 이들과 함께 뛰는 자원봉사자들이 미처 따라잡지 못해 당황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대회 구간을 따라 양쪽으로 안전 리본을 든 중고교생 자원봉사자들은 다양한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앞을 지나갈 때마다 열화와 같은 박수로 응원했다.
서울 고척고 1학년 이현관(17)군은 "뛰기에는 더운 날씨인데도 저렇게 열심히 뛰는 장애우들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나는 과연 평소에 최선을 다하며 살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30분 정도가 지나자 장애인 선수들이 결승점을 향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원봉사자들은 큰 목소리로 연방 `파이팅'을 외쳤다.
힘에 부친 선수들이 넘어지려 할 때면 짝을 이룬 자원봉사자는 물론이고 결승점 부근에서 응원하던 봉사자들도 달려와 결승점까지 부축했다.
경기는 1시간10여분만에 끝났다. 완주를 포기한 선수는 1천200여명 중에서 단 1명에 불과했다.
6년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거동이 불편하다는 이원자(57.여)씨는 "함께 참가한 복지관 친구들과 앞만 보며 뛰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성적을 거뒀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다"라며 일반지체장애 여자부문 1위를 차지한 소감을 밝혔다.
비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한 65세 이상 일반인 부문에서 우승한 손유현(74)씨는 "한달에 두차례 마라톤 완주를 할 정도로 달리는 데는 익숙하지만, 오늘은 장애우와 함께하고 싶어 일부러 천천히 뛰었다"며 "오늘 함께 흘린 땀방울이 장애우를 위한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ww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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