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주변사람 성편견과 성인식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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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11.04.04 조회5,609회 댓글0건본문
주변인이 성정체성 형성에 가장 큰 영향 끼쳐
엄마 나도 커서 엄마처럼 결혼해서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
"저도 다른 아이들처럼 성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데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요, 제가 궁금해서 물어 보면 저를 이상하게 쳐다봐요."
과연 위의 질문에 제대로 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얼마 되지 않겠거니와 이런 질문은 애초부터 안 해줬으면 하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의 바람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장애와 관련된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은 드러내려 하고 해결하려고 하면서 유독 성문제만큼은 덮어두려 하고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오히려 성적 존재라는 것을 부정하려는 경향이 있다.
"신변처리를 스스로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인 딸이 월경을 시작하면 그 기간 동안에는 온 집안에 피 냄새가 진동하고, 뒤처리를 해 주는 엄마인 나도 너무 힘이 든다. 차라리 딸과 나 모두를 위해서 자궁을 들어냈으면 좋겠는데…….”
“중증장애인 아들의 자위 행위를 엄마가 도와준다. 의사에게 상담하였더니 여자 성기 모양으로 된 끼고 할 수 있도록 기구를 사주라고 하는데 장애인의 처가 반대한다.”
위의 두 사례는 보통 사람들의 성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권을 무시하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장애인의 문제 중 현실적으로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녀를 하늘나라로 보내는 것인데, 그것이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래서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고, 문제에 당면한 당사자들은 대책 찾기에 부심한다.
성문제 역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흔히 갖는 인식 중 바뀌어야 할 대표적인 성인식은 '성에 대한 지식을 주어서 일부러 자극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만이 이야기 할 수 있다', '성경험 기회가 부족하므로 알려줄 필요가 없다' 등이다.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등의 잘못된 생각은 결국 제대로 된 지식을 주지 않고 무분별하게 잘못된 성 정보에 노출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해 더 위험할 수 있다.
필자가 장애인 주변인들의 성관련 인식에 대해 자꾸 언급하는 이유는 가정이나 학교 등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성교육이므로 전문가보다는 주변 사람들에 의한 성교육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에 의한 성교육은 많아야 1주일에 한 번, 길어야 2시간 정도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성경험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 만남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제대로 알려주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을 누릴 권리가 있다.
다음은 장애인 주변 사람들이 장애인에게 성교육을 하기 이전에 가져야 할 태도이다.
'장애인도 성적인 존재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하며, 권리와 책임을 함께 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성교육은 인간 관계 훈련의 하나로 몸가짐과 행동이 호감 받을 수 있는 모습이 되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한, 소중한 생명으로서 존재에 대한 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몸의 변화에 대한 인정, 장애 유형이나 원인과 무관하게 비장애인과 거의 비슷한 속도의 신체적 발달에 대한 인지, 더불어 긍정적 신체이미지와 성정체성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
더불어 가정이나 학교에서도 장애인의 성 행동에 대해 이러한 일관된 태도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장애인의 성인식과 관련한 결론 및 제언은 △장애인이 아닌 인간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보호자나 양육자 보다는 상담자나 지지자가 되라, △긍정적인 메시지로 건강한 자존감을 심어 줘라, △자기 조절과 자기 통제의 능력을 길러줘라는 것이다.
마음 속으로 자신을 남성으로 받아들이고 인식하는가, 여성으로 받아들이고 인식하는가, 하는 것이 성정체성이다.
성정체성은 후천적으로 양육과 학습을 통해 형성되는데 그것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바로 주변 사람들이다. 주변사람들의 성편견과 성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칼럼니스트 구자윤 (gjy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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