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에게 장애가 있는 남편을 살해하게 한 여성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6부(재판장 이태종 부장판사)는 집에 불이난 것처럼 가장해 남편을 살해하도록 교사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교사)로 기소된 이모(50)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씨의 남편을 살해하고 홧김에 그의 막내아들까지 죽인 혐의(살인 등)로 함께 기소된 내연남 김모(39)씨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치밀하고 잔인한 범행수법으로 2명의 목숨을 앗아간 피고인들에게 유리하게 참작할 사유가 없다"며 "형량 감경없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씨는 김씨에게 집에 들어가는 방법까지 일러주는 등 범행수법이 상당히 치밀하고 죄질이 나쁘다"며 "김씨 역시 죄질이 불량하고 유족들의 피해가 비할 것 없이 중해 사회와의 격리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뇌병변 3급인 장애인 남편과의 사이에 5명의 자녀를 둔 이씨는 2008년부터 불륜관계를 유지해온 김씨에게 2009년 10월 남편의 살해를 부탁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당시 이씨는 "남편이 죽으면 4-5년 뒤 함께 살 수 있다"며 "남편이 혼자 있는 시간을 알려줄테니 사회복지사로 위장해 집에 가서 불을 지르라"고 교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김씨는 이씨 집안 장롱에 불을 붙인 뒤 혼자 빠져나왔지만 이씨 남편은 연기에 질식해 사망했다. 또한 사건 이후 김씨는 이씨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분을 참지 못하고 이씨의 아들(당시 8세)을 목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가영 기자 (tasha@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