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 (연출/홍석구, 극본/김사경)은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톱 배우와 그녀를 사랑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초짜 드라마 PD의 산전수전 공중전 인생 역전을 그린 파란만장한 로맨스 성장 드라마”라고 한다.

나중에 톱 배우가 되는 박도라(임수향 분) 엄마 백미자(차화연 분)는 아버지 없는 세 아이를 키우면서 술집에서 일도 하고 꽃뱀 생활도 한다. 사채업자를 피해서 야반도주를 해서 이사 간 곳이 고필승(지현우 분)의 집이었다.

백미자는 세 아이와 함께 고필승의 집 문간방에 세 들어 살면서 밤에는 술집에서 일을 하는데, 술집에서 우연히 고필승의 외할아버지 김준섭(박근형 분)을 만났다. 백미자가 술 취한 손님과 옥신각신하는 것을 보고 김준섭이 구해 주었다.

미녀와 순정남. ⓒKBS
미녀와 순정남. ⓒKBS

백미자는 김준섭이 정년퇴임한 교장 출신으로 돈도 있고 연금도 받는다는 것을 알고 김준섭에게 꽃뱀 짓을 한다. 사채업자들이 백미자를 찾아오자 김준섭이 사채 빚 3천만 원을 갚아 주고 용돈도 준다.

고필승의 엄마 김선영(윤유선 분)이 백미자의 꽃뱀 짓을 알고 아버지 김준섭에게 따졌으나, 김준섭이 자기가 좋아서 그런 것이니 백미자에게 돈을 받지 말라고 했다.

김선영은 아버지가 엄마도 없이 자기 하나 키우느라고 외로우셨던 모양이라고 백미자에게 아버지 김준섭과 사귀어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백미자가 내 나이가 몇인데, 그까짓 돈 갚으면 그만이지 냄새나는 노친네와 사귄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펄쩍 뛰었다.

김준섭이 그 이야기를 듣고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백미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인 것이다.

공진택과 장수연이 김준섭 장례식 조문. ⓒKBS
공진택과 장수연이 김준섭 장례식 조문. ⓒKBS

김선영의 여고 동창 중에 친한 친구로 장수연(이일화 분)이 있었다. 장수연이 남편 공진택(박상원 분)과 김준섭의 장례식에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공진택의 딸 마리가 길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었다.

공진택은 마리를 불러 스케이트보드가 위험하니 타지 말라고 했다. 스케이트보드가 위험해서 아무도 안 탄다면 스케이트보드는 누가 만들어서 왜 파는 것일까.

공진택과 장수연이 김준섭 장례식장에 있을 때 전화가 왔다. 공마리가 다쳐서 병원에 있다고. 공진택과 장수연은 공마리의 수술실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렸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 달라고 빌면서.

어린아이들과 같이 있는 공마리. ⓒKBS
어린아이들과 같이 있는 공마리. ⓒKBS

홍애교(김혜선 분)가 어린아이들과 같이 가는 공마리(한수아 분)를 보았다.

홍애교 : “공마리 너 여기서 뭐 하는 거냐?”

아이들 : “할머니는 누구세요?”

홍애교 : “나 할머니 아니고 공마리 이모야”

공마리 : “할머니 맞아, 우리 할아버지 세컨드 첩이야, 그런데 사실은 우리 엄마 동창이야 그래서 할머니라고 했다가 이모라고 했다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해서 사실 나도 잘 몰라”

홍애교 : “뭐가 어쩌고 어째?”

홍애교는 공마리의 머리채를 잡았다.

공마리가 부모님에게 일렀다. ⓒKBS
공마리가 부모님에게 일렀다. ⓒKBS

공마리가 울면서 집으로 들어왔다. 아빠 공진택과 엄마 장수연은 놀라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공마리 : “이모 할머니가 내 친구들 앞에서 내 머리를 잡아서 머리카락이 한주먹이나 빠졌어. 날 꼬집고 때리기도 했어.”

장수연 : “이모 할머니가 왜 그랬어?”

공마리 : “몰라 친구들하고 노래방 가는 길에 할머니라고 했다고 내 머리채를 잡았고 나를 꼬집었어.”

홍애교가 뒤따라 들어왔다.

홍애교 : “내가 괜히 그랬겠니? 공마리 저 계집애가 친구들 앞에서 나를 세컨드 첩이라고 하잖아”

공진택 : “그건 팩트잖아”

홍애교 : “뭐라고! 오빠까지 이럴 거야!”

공마리가 나더러 세컨드 첩이라고 하잖아. ⓒKBS
공마리가 나더러 세컨드 첩이라고 하잖아. ⓒKBS

홍애교의 엄마가 공진택 집에 가사도우미로 들어왔었다. 홍애교는 장수연의 여고 동창어서 공진택에게는 오빠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홍애교가 공진택의 아버지를 꼬여서 아들 공진단(고윤 분)을 낳았다.

그러자 공진택의 엄마는 화병이 나서 죽었고 아버지도 죽었다. 홍애교는 공진택의 app그룹을 자기 아들 공진단이 물려받아야 된다고 이 집에서 버티고 있다.

공마리는 15년 전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다쳐서 뇌수술을 받으며 정신연령이 12살에 머물러서 초등학생들과 친구로 지낸다. 그 모습을 본 홍애교가 “너희들 우리 마리가 덜 떨어졌다고 삥 뜯는 거냐?”라며 오해했고, 초등학생 친구들이 홍애교와 공마리의 관계를 궁금해했었다.

장수연은 잠든 공마리를 보면서 “우리 마리 언제까지 이런 사진이나 찍고 다녀야 할까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공마리는 어린 친구들과 스티커 사진을 찍으러 다녔던 것이다. 이에 공진택은 “그날 우리가 마리 수술실 앞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생각해 보라”며 아내 장수연을 달래었다.

그날 장수연과 공진택은 공마리의 수술실 앞에서 제발 목숨만이라도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었다.

공마리를 안타까워하는 장수연과 공진택. ⓒKBS
공마리를 안타까워하는 장수연과 공진택. ⓒKBS

‘미녀와 순정남’을 소개하는 언론에서는 한수아에 대해서 교통사고로 12세 정도의 지능과 사고력을 가졌지만 늘 해맑고 순수한 ‘공마리’ 역으로 등장한 한수아는 그 만의 통통 튀는 매력으로 캐릭터를 찰떡같이 그려내 시청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고 했다.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은 보는 사람마다 각자의 평가를 하게 된다. 그런데 필자는 통통 튀는 한수아의 매력 같은 건 별 의미가 없다. 더구나 공마리는 고필승(지현우 분)에게 직진한다고 했는데 참으로 어이없는 설정이다. 왜냐하면 고필승의 친모가 공마리의 엄마 장수연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드라마에 나오는 공마리가 어렸을 때 다쳤고 15년이 지났으므로 스물다섯쯤은 되었을 것 같은데, 초등학생 아이들과 어디서 어떻게 만났을까? 그동안 공마리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았을까? 특수학교에 다녔을까, 아니면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있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일반학교 일반학급에서 공부하였을까? 공마리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는 아직 일언반구도 없었다.

더구나 공마리에게 홍애교가 할아버지의 세컨드 첩이라는 것을 누가 알려 주었을까? 공마리가 12세 정도의 지능과 사고력을 가졌다면 일상생활은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다음은?

공마리는 어린아이들과 어울려 놀기만 하는데도 공마리의 부모인 장수연과 공진택은 공마리 걱정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다. 장수연과 공진택은 공마리가 여가, 자립, 직업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제22대 총선요구안 선포식. ⓒ에이블뉴스DB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제22대 총선요구안 선포식. ⓒ에이블뉴스DB

매주 화요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소속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이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화요집회를 열고 있다. 화요집회에 참여하는 모든 부모님의 바람은 발달장애인 국가 책임제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에서 발표한 ‘제22대 총선요구안’은 발달장애인 2대 법률 전부 개정과 함께 복지·고용·교육·보건 분야에서 12대 정책을 제안했다.

전부 개정을 요구한 2대 법률은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다.

12대 요구안으로는 주거생활서비스도입 지역사회 행동지원센터 설치 낮시간서비스 보편화 자기주도급여형 일자리 도입 발달장애인 산업현장 실습 프로그램 도입(IPPD) 특수학급(학교) 학급 정원 축소 통합학급 특수교육전공 협력지원교사 배치 ‘교육분쟁조정위원회’ 설치 행동중재 전담교사 배치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17개 시도 모두 설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치 및 운영 확대 발달장애인 건강검진 사업실시 등이다.

대부분의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기를 소원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결국 발달장애인은 죽을 때까지 부모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장애인 부모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가가 책임지라고 말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